
지난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인의 추모 속에 영면에 들었다. 아울러 바티칸은 본격적으로 차기 교황을 선출할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준비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르면 내달 6일 콘클라베가 시작될 전망이다.
교황청과 이탈리아 정부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가 26일 성 베드로 성당에서 치러진 가운데 미사에 25만명, 운구 행렬에 15만명 등 최소 40만명이 교황의 마지막 길을 함께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날 미사에는 세계 60여 국 정상과 왕족, 국가 원수, 130여 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세계 주요 정상들도 바티칸을 찾아 교황을 애도했다.
아울러 교황 장례식이 마무리되면서 바티칸은 차기 교황 선출 작업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추기경단은 이미 지난 22일 첫 회의를 열어 콘클라베 이전 일정과 실무 계획, 우선순위, 주목할 인물 등을 논의했다. 콘클라베 참석 자격이 있는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 중 대부분이 로마로 집결하는 28일부터는 하루 두 번씩 일반 회의를 열어 본격적으로 콘클라베 준비 작업을 진행한다.
콘클라베는 통상적으로 교황 선종 혹은 사임 후 15~20일이 지나 시작된다. 따라서 내달 6일에서 11일 사이에 콘클라베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AFP 통신에 따르면 룩셈부르크의 장클로드 홀레리히 추기경은 애도 기간이 끝난 직후인 내달 5일에도 콘클라베가 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콘클라베가 시작되면 추기경단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와 교황으로 선출될 때까지 오전과 오후 하루 두 차례씩 투표를 계속한다. 일반적으로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리는 콘클라베는 외부와 차단된 채 비밀 투표로 진행되기 때문에 투표 진행 과정은 외부에서 알 수 없다. 다만 투표 이후 교황이 선출되면 성당 굴뚝으로 하얀 연기를 내보내고,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으면 검은 연기를 내보내 투표 결과를 알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은 전체 선거인단 135명 중 110명 안팎, 약 80%를 차지한다. 이에 그의 진보·개혁 노선을 이어갈 인물이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보수 성향 추기경들의 조직적 움직임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인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콘클라베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차기 교황 후보로는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필리핀) 추기경, 장마르크 아벨린(프랑스) 추기경, 마테오 마리아 주피(이탈리아) 추기경, 피터 코드워 아피아 턱슨(가나) 추기경 등이 거론된다. 한국에서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을 맡아온 유흥식 추기경이 1978년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47년 만에 콘클라베에 참석한다. 특히 유 추기경은 영국 이코노미스트, 이탈리아 코리에레델라세라 등 주요 외신들이 꼽은 차기 교황 유력 후보군 12명에 포함되기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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