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나흘 만에 총 22척의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따내며 2조5000억원이 넘는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 컨테이너선은 중국이 강세를 보이는 선종으로,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이 본격화하면 한국이 컨테이너선 수주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오세아니아 선사와 △84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컨테이너선 4척 △2800TEU급 8척 △1800TEU급 6척 등 총 18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앞서 지난 23일과 24일에도 각각 2800TEU급 2척, 1만6000TEU급 2척을 수주한 바 있다. 이로써 나흘 새 총 22척, 2조5354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HD현대삼호가 건조하는 8400TEU급 컨테이너선에는 액화천연가스(LNG)와 디젤을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LNG 이중연료(DF) 엔진이 탑재된다.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에는 배기가스 저감장치인 스크러버를 적용해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에 대응할 방침이다.
HD현대미포는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총 33척의 피더 컨테이너선(3000TEU 미만급) 중 절반에 가까운 16척을 수주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피더 컨테이너선 시장은 그동안 중국 조선사들이 주도해왔지만, 올해 들어 HD현대미포가 기술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향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조선업 견제를 강화하고 한국과의 협력이 본격화할 경우, 선주사들이 중국 대신 한국 조선소를 대안으로 검토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기술력과 품질, 납기 신뢰도를 앞세워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중심으로 선별 수주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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