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서 역할 잃은 '신한EZ손보'…유상증자로 돌파구 찾을까

  • 출범 이후부터 계속 적자…올해 1분기 78억원 손실

  • 디지털손보사 영업 방법 한계…"추가 자본확충 必"

사진신한금융
[사진=신한금융]

신한EZ손해보험(이하 EZ손보)이 올해 첫 분기도 적자를 내면서 신한금융그룹 내 아픈 손가락으로 부상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비은행계열사를 중심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EZ손보의 부진은 뼈아픈 지점이다.

28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EZ손보의 1분기 당기순손실은 46억원으로 집계됐다. EZ손보는 출범 이듬해인 2023년(-78억원)부터 지난해 말(-143억원)까지 적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말보다 적자폭은 줄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지난 2022년 7월 신한금융의 디지털손해보험사로 출범한 EZ손보는 신한금융의 비어있던 손보사 자리를 메우는 마지막 계열사로 기대를 모았다. 금융권 전반에서 생활금융 플랫폼 구축이 한창이던 시기였던 만큼, EZ손보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디지털 손보사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전체 계약의 90% 이상을 △전화 △인터넷 △IT통신을 통해 모집해야 하는 구조 탓에, 단순하고 값싼 상품 판매에 머물러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출범 6년만에 한화손해보험으로 편입되는 캐롯손해보험을 비롯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 △하나손해보험도 같은 숙제를 안고 있다.

EZ손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그간 신한금융의 보험 부문 실적은 신한라이프가 전적으로 견인해왔다. 올해 1분기 신한라이프 순이익(1652억원)이 전년대비 7.1% 증가했지만, 신한금융의 보험 부문 이익이 KB금융(4005억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이유도 여기 있다.

금융지주 실적을 가르는 핵심이 비은행계열사의 성과라는 것을 고려할 때 EZ손보의 부진은 신한금융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KB금융은 지난해 비은행계열사 기여도가 50%에 육박한 반면, 신한금융은 2023년 35%에서 지난해 25.2%로 뚝 떨어졌다. 특히 보험사는 금융지주 비은행계열사 기여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의미가 더욱 크다.

신한금융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겠다며 지난 3월 EZ손보에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업계는 EZ손보의 성장을 위해선 앞으로 추가 자본 확충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도 결국 규모의 경제"라며 "디지털보험 시장이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저자본'으로 꼽히는 만큼 장기 상품을 팔기 위한 자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EZ손보의 성장 노선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은 "지금까지 상황을 봤을때 EZ손보 가능성에 대해 의문점이 들 수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보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증자나 M&A 등을 통해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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