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생명이 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을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한다.
교보생명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내년 10월까지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SBI저축은행 최대주주인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다. 인수금액은 약 9000억원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주 전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며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 비보험 금융사업으로의 영역 확대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SBI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일본 종합투자금융그룹 SBI홀딩스다. 현재 자사주 14.77%를 제외한 85.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저축은행 운영 경험이 없는 점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우선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고 하반기 중 30%의 지분을 취득한 뒤, 금융지주사 전환 맞춰 2026년 10월까지 50%+1주(의결권 58.7%)를 인수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2027년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상당기간 공동경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 경영진 교체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은 기존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특히 보험 계약자들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들에게 보험 상품을 연계하는 맞춤형 금융 설루션을 확대할 예정이다.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도 고객 접점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교보생명앱(230만명)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앱(140만명)을 합쳐 총 370만명의 금융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보험에 익숙하지 않은 MZ세대 고객층도 적극적으로 유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대고객 서비스 경쟁력도 강화한다.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해 금융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고, 보험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유입해 가계여신 규모를 1조6000억원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SBI저축은행의 예금을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운용 상품으로 활용하는 등 금융 시너지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기준으로 총자산 14조289억원, 자본총계 1조8995억원, 거래 고객 172만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2021년 3495억원, 2022년 32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891억원, 80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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