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타이빈성에서 5년간 추진된 '홍강 삼각주 쌀 가치사슬 개선 프로젝트'가 완료되면서, 베트남 쌀 산업의 구조 개선과 수출 고급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비즈니스에 따르면, 한국 정부 지원으로 추진된 '홍강 삼각주 쌀 가치사슬 개선' 프로젝트가 타이빈성에서 완료된 가운데 베트남 정부에 공식 인도됐다. 이 사업은 현대적 인프라 조성은 물론, 재배부터 가공·유통까지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가치사슬 구축을 목표로 했다.
문경덕 농림축산식품부 국제협력총괄과 사무관은 "프로젝트는 현대 농업 모델 구축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지향했다"며, 교육센터, 시범 재배지, 수확 후 처리시설, 온실 등 주요 기반 시설이 가치사슬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는 이번 사업을 "쌀 산업 구조조정과 녹색성장·탄소감축 전략에 부합하는 성공 사례"로 평가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모델로도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다.
2024년 베트남은 약 900만톤의 쌀을 수출해 약 58억달러(약 8조3357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평균 수출 단가는 여전히 태국·한국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수출물량의 80% 이상이 저가~중저가 시장에 집중되어 있으며, EU, 미국, 일본 등 고급 시장 비중은 매우 낮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 ▲생산 구조의 영세성 ▲가공·보관 시설 부족 ▲브랜드 부재 ▲원료 쌀 수출 의존 등이 꼽힌다. 풍년이 들어도 가격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국제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편 이번 한-베트남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타이빈성 쌀 수확량은 평균 10% 증가했고, 수확 후 손실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 관리와 생산 이력 추적 시스템도 도입돼 고급 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이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하면, 베트남 쌀 수출 단가를 톤당 700~800달러로 끌어올리고, 농가 소득을 20~30%까지 증대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생산부터 가공, 판매까지 긴밀히 연계된 '통합 가치사슬' 구축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베트남은 현재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쌀 보관 인프라 비율이 약 15%에 불과해, 인프라 개선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급망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세계은행(WB)은 "베트남이 가치사슬을 재구성하면 2030년까지 쌀 수출액을 60억~70억 달러로 끌어올리고, 고급 쌀 비중을 40% 이상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베트남 협력 프로젝트를 국가 전략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경쟁 심화와 지속가능성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베트남 쌀 산업은 단순한 수출량 경쟁을 넘어 '고부가가치 창출'로 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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