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100일] 장기전 준비하는 中 "끝까지 싸운다"

  • 무역협상도 '교착'…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예상

  • "패권에 고개숙이면 독약으로 갈증 해소하는 것"

  • 경제 살리기, 우군 확보에 '초점'

  • 中전문가 "中대응에 최소 90점 평가"

  • '외부의 적' 트럼프 맞서 단결하는 中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패권에 고개를 숙이는 것은 독약을 마시고 갈증을 해소하는 것과 같아 더욱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중국 외교부가 29일(현지시각) 발표한 ‘무릎 꿇지 않겠다(不跪)'는 제목의 영상에 담긴 내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한 이 영상은 자막에서 “우리는 투쟁으로 협력을 추구하면 생존하고, 타협으로 협력을 추구하면 멸망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대미 항전 결사 의지를 내비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현재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은 예상보다 격렬한 양상을 띠고 있는 모습이다.

무역협상도 '교착'···'무역전쟁 장기화 예상 

올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전 미·중 정상간 전화통화를 주고받았던 '대화모드' 시간도 잠시, 곧바로 트럼프의 선전포고로 관세전쟁의 포문이 열렸다. 중국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맞불관세로 맞서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무역전쟁 장기전 태세로 돌입했다. 

특히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발표는 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계기가 됐다.미국은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90일 유예’ 조치를 내놓으면서도 중국에는 추가 관세율을 145%로 끌어올리며 대중 압박 강도를 높였다. 중국도 미국에 당한 만큼 똑같이 관세로 되갚아주면서 양국 무역관계는 사실상 마비됐다.

무역 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직접 소통, 이른 바 '톱 다운' 방식을 중국은 선호하지 않는 데다가, 양국간 실무자급 의사소통도 축소된 상황이다. 최근 중국과 협상 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중국 외교부에 의해 ‘가짜뉴스’로 치부됐을 정도로 양국간 대화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부과에 맞서 반(反)트럼프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세계 각국과 힘을 합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위협을 ‘일방적 괴롭힘’으로 정의하고, 중국은 전 세계 경제무역 질서를 파괴하는 미국의 불공정한 관세에 단호히 맞서는 국제 무역 수호자 이미지로 '여론전'을 펼치며 우군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 시 주석이 올해 첫 해외 순방지로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3개국을 낙점한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중국산 상품의 대미 우회 수출 경로라는 '낙인'이 찍힌 이들 3개국은 베트남 46%, 말레이 24%, 캄보디아 49% 등 고율의 상호관세 부과가 예고된 상태였다. 

"中 대응에 최소 90점 평가"···트럼프에 맞서 단결하는 中

아울러 중국은 관세전쟁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경제 안정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수출 주도의 경제 성장 모델의 중국 경제에는 충격을 안길 수밖에 없기 때문. 이는 가뜩이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과 부동산 침체로 하방 압력을 받는 중국 경제에 악재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는 관세전쟁 충격파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6% 포인트 내린 4%로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은 1분기 경제 성장률이 5.4%를 기록하는 등 기대를 웃도는 상황에서 미국발 관세로 인한 충격을 충분히 평가한 후에나 내수 진작을 중심으로 한 구체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내에선 트럼프발 공격에 맞선 중국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9일 블룸버그는 한때 코로나19 봉쇄, 경기 둔화, 기업 때리기 등으로 중국내에서 시진핑 주석을 둘러싼 회의론과 불만이 컸으나, 트럼프라는 ‘외부의 적’이 시진핑 주석에게 중국내 강력한 지지 기반을 선물로 안겼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왕원 중국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소 원장도 29일 중국 관찰자망을 통해 “트럼프발 충격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은 최소 9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왕 원장은 “트럼프 2.0 시대의 관세 전쟁에 대처하기 위해 수년간 준비를 해온 중국은 냉정하고 침착한 대응과 아주 정확한 반격으로 대국의 정의감과 전략적 탄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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