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 초읽기에 들어가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망상을 버리라"며 한 대행 비판에 화력을 집중했고, 국민의힘은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거듭 부각하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한 대행의 출마 자격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퍼부었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총리의 대선 출마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넘쳐난다"며 "다시 한번 충고한다. 대선 출마 망상을 버리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아울러 "한 대행은 대선에 출마할 자격과 능력이 없다"며 "12·3 내란을 막지 않은 공범이자 위헌적 월권으로 윤석열을 비호한 내란수괴 대행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한 대행을 향해 "윤석열 정권 3년 실정과 경제 파탄의 장본인이자 퍼주기 협상의 대명사로 알려진 외교 통상 무능력자"라며 "국민의 70%가 출마에 반대하고 있는데도 한 달 남은 대선과 국정을 관리해야 할 총책임자가 기어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제2의 내란을 획책하는 윤석열의 하수인이란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한 대행이 대선 출마 후 국민의힘 후보 등과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하며 비난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그것을 국민이 좋게 받아들일까. 잘 모르겠다"며 "지금 소임을 다 끝내면 자기 소임을 다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 소임을 다하면 거기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있을 것이고 평가에 따라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이 열릴 수도 있고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다는 당원들 의견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당 내에서 지속적으로 필요성이 제기된다면 최종 후보와 한 대행의 단일화 추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과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지도부 의견을 묻는 말에 "우리 당원 대부분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도부는 그런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행과 단일화가 정해진 수순으로 보일 수 있는데 정정당당한 경쟁이 맞냐'는 지적에는 "후보들이 밝힌 바와 같이 더 큰 집을 짓기 위해서는 단일화 경선을 할 예정"이라며 "그 과정을 통해서 좀 더 많은 국민의 관심을 받고, 더 큰 집을 지으면 그것이 결국 선거 승리의 밑거름"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 당 후보가 된 사람이 한 대행하고 경쟁해서 누가 이길지 모르는 것"이라며 "확정적인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의 관심을 많이 끌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지만 결국 국민들이 하시는 면이 많다"며 "민심의 지형이 없으면 그런 것은 정치인들이 기획을 하거나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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