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관세전쟁의 여파로 중국 제조업 경기가 석달 만에 위축세로 돌아서며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3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제조업 PMI가 전월(50.5)보다 1.5포인트 하락한 49.0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서 로이터의 전망치(49.8)를 하회한 것으로, 석달 만에 다시 위축세로 돌아선 것이다. PMI는 중국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제조업 PMI의 하위 항목인 신규주문지수가 3월 51.8에서 4월 49.2로, 신규 수출주문 지수도 3월 49에서 4월 44.7로 대폭 하락했다.
이날 중국 금융정보업체 차이신(財新)이 발표한 차이신 민간 제조업 PMI도 50.4로 기준선을 웃돌긴 했으나 석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달 초 대(對)중국 145% 상호관세 폭탄을 부과하면서 중국 제조업체의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3월까지만 해도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의 공급업체들의 수출 물량 밀어내기가 급증하면서 제조업 경기와 수출 지표가 급등했지만, 4월 상호관세 발효로 수출 밀어내기 효과도 사실상 '종료'된 상황이다.
국가통계국은 "4월 이전까지 제조업이 빠르게 성장한 데다 외부 환경이 급변하면서 4월 제조업 PMI는 수축 국면을 나타냈다"면서 "무역환경 불확실성의 증가로 주요 경제국들의 제조업 경기지수도 대부분 '경기 수축' 국면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트럼프발 관세에 따른 수출 위축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관세전쟁 충격파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6%포인트 내린 4%로 예상하기도 했다.
왕저 차이신 이코노미스트는 "중·미 관세전쟁의 파급 효과는 2∼3분기에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정책 결정자들은 조속히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중 관세전쟁 격화 속에서도 중국은 올해 목표로 세운 5% 내외 성장률 달성에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8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4개 부처 합동 기자회견에서 자오천신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1분기 중국 경제의 회복력을 강조하며 올해 경제 발전을 위한 튼튼한 기반이 마련됐으며 올해 성장률 목표 ‘5% 안팎’ 달성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중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이 5.4%를 기록하는 등 기대를 웃도는 상황에서 미국발 관세로 인한 충격을 충분히 평가한 후 내수 진작을 중심으로 한 구체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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