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예대금리차 8개월째 확대…금융당국 "필요시 경쟁촉진 유도"

  • 3월 평균 1.47%p…전월比 0.09%p 상승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주요 은행이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많이 내리면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가 8개월 연속 확대됐다. 대출금리를 더디게 떨어뜨리며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은행들에서 관련 수치를 제출받는 방식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3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규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정책 서민금융 제외)는 1.38~1.55%포인트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1.47%포인트로 전월(1.38%포인트)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5대 은행 중에서는 NH농협은행(1.55%포인트)의 예대마진차가 가장 컸고 신한은행(1.51%포인트), KB국민은행(1.49%포인트), 하나은행(1.43%포인트), 우리은행(1.38%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전체 19개 은행 가운데서는 전북은행이 7.17%포인트로 가장 컸다.

5대 은행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만 해도 0.43%포인트였지만 이후 계속 상승해 12월 1.17%포인트로 높아졌고 올 1월에는 1.38%포인트로 뛰었다.

문제는 앞으로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2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대비 2조3015억원 늘었다.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쏠림이 심화할 수 있어 은행에서는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예금금리 인하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4월 예·적금 19종 상품 기본금리를 0.1~0.25%포인트 내렸다. IBK기업은행도 0.1~0.5%포인트 낮췄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춘다고 해도 은행들은 어느 정도 대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담대 추이를 더 봐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지면 금융당국이 개입할 여지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에서 3월 이후 예대금리차 수치를 받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올해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조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전체적으로 숫자를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는지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만약 5월 이후 한은이 금리를 내렸는데도 예대마진차가 커지며 당국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업계 간 경쟁 촉진, 비가격적 조치 강화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은행 간 금리 경쟁 방안으로 신규 플레이어 진입 촉진, 공동대출 활성화, 예금중개 서비스, 대환대출인프라 구축,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 개선 등을 제시했는데 이를 보완·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