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넘어 극장으로…'와인드업'·'아버지의 집밥' 숏드라마의 도전

와인드 업 아버지의 집밥 포스터 사진CGV 롯데시네마
'와인드 업' '아버지의 집밥' 포스터 [사진=CGV, 롯데시네마]
1~5분 내외의 짧은 호흡과 세로형 화면. 스마트폰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던 '숏드라마(Short-form Drama)'가 대형 스크린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웹상에서 가볍게 소비되던 '스낵 컬처' 콘텐츠가 극장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진출하며 새로운 관람 환경을 타진하는 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가장 먼저 극장가의 문을 두드린 것은 아이돌 팬덤을 정조준한 하이틴 스포츠물이다. 지난 7월 2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 '와인드업: 더 무비'는 글로벌 K팝 숏폼 플랫폼 킷츠(KITZ)에서 누적 조회수 3000만 뷰를 기록한 프리미엄 숏드라마 '와인드업'의 극장판이다. 트라우마에 빠진 고교 야구 투수와 전학생 매니저의 우정을 그린 작품으로, 그룹 NCT의 제노와 재민이 주연을 맡았고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의 김성호 감독이 연출했다.

'와인드업: 더 무비'의 극장행 전략은 '포맷의 변환'이다. 제작진은 모바일에 맞춰 제작됐던 세로형 본편을 스크린 규격에 맞는 가로형 화면으로 새롭게 재가공했다. 극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상미를 영화적으로 다듬은 것이다. 이 작품은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플랫폼 기획전: 숏폼 시네마'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숏드라마의 확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반면 숏드라마의 태생적 형태인 '세로형 프레임'을 극장 스크린에 그대로 거는 시도도 등장했다. 오는 9월 9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하는 이준익 감독의 '아버지의 집밥'이다. 고리타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인 이 작품은 40년간 밥상 위의 폭군으로 군림하던 아버지 하응(정진영 분)이 요리법을 잊은 아내 순애(이정은 분)를 대신해 난생처음 부엌에 들어가며 벌어지는 가족 드라마다.

'왕의 남자', '자산어보' 등을 만든 이준익 감독의 첫 숏드라마 연출작이자 정진영, 이정은, 변요한 등 굵직한 연기파 배우들이 숏폼 생태계에 뛰어들었다는 점만으로도 이목을 끈다. 특히 '아버지의 집밥'은 세로 길이가 더 긴 모바일 포맷을 극장에서 그대로 상영한다. 러닝타임은 2시간 36분(156분)이다. 이준익 감독은 "세로형 프레임 안에서 캐릭터의 깊은 구석까지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 작품은 극장 상영 이후, 숏폼 플랫폼인 레진스낵을 통해 짧은 에피소드 단위로 분할 공개될 예정이다.

극장 측은 이러한 숏드라마 상영이 '콘텐츠 다변화'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영화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극장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상영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아버지의 집밥' 역시 모바일에서 소비되던 숏드라마를 대형 스크린과 음향 등 극장 인프라를 통해 새롭게 경험하도록 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형식과 장르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극장 경험을 제공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모바일 문법에 익숙한 숏드라마가 일반 관객에게 극장 관람의 유인책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느냐다. 화면을 가로로 눕혀 영화적 몰입감을 추구한 '와인드업'과, 세로 프레임을 그대로 밀어붙인 '아버지의 집밥'. 각기 다른 방식으로 스크린에 오른 두 작품의 성과가 향후 숏드라마의 오프라인 유통 방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